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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인사말

2009년 김주필신임회장(44회)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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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재경동창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1,828회 작성일 2009-01-01 09:32

본문

440318b.jpg존경하는 동문 선배 여러분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감히 이 자리에 서서 말씀 드린다는 것이 심히 송구스럽습니다.
하늘의 별보다도 더 높고 빛나는 업적을 이루신 선배님들
 또 어디에 내 놓아도 일당백을 할 수 있는 많은 동문들, 
제가 밖에서 볼 때는 너무나 자랑스럽고 가슴 설레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제가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심히 두렵고 뭔가 가슴을 꽉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 화려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대전고동문회를 커다란 대과 없이 무난히 이어 갈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60년대 초 보령의 바닷가 시골 소년이 대전 고등학교가 얼마나 좋은 학교인지 입학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고 도전하여 합격하는 행운을 거머쥐었습니다. 그 후 선배님들께서 이루어 놓은 전통과 좋은 조건들의 덕택으로 오늘까지 만족하고 보람된 생활을 해왔습니다. 
저는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약 만 명 정도의 새 생명을 무사히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 신생아들에게 마음속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빌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그들이 어떻게 자라느냐는 나의 손이 아닌 그들의 부모에 의하여 잘 성장 하였으리라고 생각 됩니다. 이제 저도 여러 선배 동문들에 의하여 갓 태어난 신생아와 같습니다. 제가 제 임무를 잘 할 수 있느냐는 오로지 저를 이 자리에 세운 선배 동문들의 커다란 도움과 배려가 없이는 불가능 합니다. 갓 태어난 신생아를 돌보는 부모와 같은 심정으로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러면 아마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같이 일 해 주십시오.
  저희 44회 동기 중에는 대형 항공사의 기장이 두 명 있습니다. 그것도 대형 점보 747의 기장입니다. 그중 한사람은 전에 대통령을 모시고 비행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대형 여객기의 구성은 10만개가 넘는 부속으로 구성 되었다고 합니다.
언듣 보면 그 커다란 여객기가 조종사의 조종으로 만 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여객기를 구성하고 있는 10만개의 각 부속들이 일사분란하게 협조하여 편안하고 성공적인 비행을  하고 있음 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동문회도 이와 같이 전 동문들의 일사 분란 한 협조와 노력이 있으면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동문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한식구로 뭉처 힘찬 출발을 다시 해주십시오.
 
  시대는 변하여 그 옛날 고교시절 계룡버스를 타고 유성온천으로 목욕을 다니던 추억이나 보문산에서 토끼몰이를 하던 낭만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아나로그의 시대에서 디지털의 시대로 변했습니다. 디지털로 변하면 화면은 깨끗하게 볼 수 있지만 정감은 떨어지게 됩니다. 오디오의 엘피판이 사라지고 씨디로 대체되고 보니 편하기는 하나 엘피판 때의 정감은 없어젔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과거만을 그리워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새로 변하는 세태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백선이 세 개 달린 교모를 쓰고 대전 시내가 내 것 인양 뻐기고 다니던 과거로 돌아 갈 수는 없습니다. 빨리 현실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이라면 빨리 과거를 잊고 현실에 적응 하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그리하여 대전고 동문회 중흥의 시대를 열어야 되겠습니다. 여러 선후배 동문들께서는 자랑스러운 동문회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저도 힘 닫는 데 까지 노력 하겠습니다.
  끝으로 한문 한 귀절을 소개 할까 합니다. 고교시절 고전문학을 가르치시던 정 진칠 선생님께서 강의 시간에 말씀 해주신 한문 구절입니다. “與善人居에 如入芝蘭之室하여 久而不聞其는 卽與之化矣요, 與不善人居에 如入鮑魚之肆하여 久而不聞其臭는 亦與之化矣니”   

선한 사람과 더불어 살면 지초와 난초의 방에 들어간 것 같아서 오래 되면 그 향기를 맡지 못 하나 곧 더불어 화하고, 악한 사람과 더불어 살면 썩은 생선 파는 가게에 들어 가는 것 같아서 오래 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 하되 또한 더불어 화하니
 
우리가 한번쯤은 음미 하여야 할 뜻이라 생각됩니다. 선생님이 가르치신 그 뜻은 저희들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뜻은 대전고를 졸업하고 정 진칠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셨으면 다 아실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문 여러분 두서없는 저의 말씀을 끝까지 경청 해주신데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부끄러운 인사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 합니다.


                                                2008년 12월 16일

                                              재경대전고동창회 회장 김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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