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960년대부터 군사독재에 맞서 재야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온 김정남(78·金正男) 선생의 회고 대담서 '그곳에 늘 그가 있었다'가 출간됐다고 창비가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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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영화 ‘1987’ 실제 그 사람, ‘숨은 영웅’이 들려주는 민주화운동의 내밀한 이야기
 

‘한국 민주화운동의 보이지 않는 손’ ‘민주화운동의 숨은 기획자’ ‘군사독재 시절 이름·얼굴 없는 영웅’…. 그에게는 이런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숱한 수식어의 공통점은 민주화운동에 핵심적 역할을 했으나 배후에서 드러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재야 민주화운동의 대부 김정남(78)이다. 가톨릭평화신문 편집국장·문민정부 청와대 교육문화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영화 <1987>에서 배우 설경구가 연기한 실제 인물이다.

<그곳에 늘 그가 있었다>는 김정남이 한인섭 서울대 교수와의 대담을 담은 회고 대담집이다. ‘민주화운동 40년 김정남의 진실 역정’이란 부제를 단 책 제목은 삶 자체가 한국 민주화운동의 궤적인 그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4·19혁명, 김지하 구명운동, 민주회복국민회의 결성과 양심선언운동, 3·1민주구국선언,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폭로, 1·2차 인혁당 사건과 오원춘 사건·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 등 시국사건 피해자·가족의 변론·지원, 수많은 수배자의 은신처 마련, 해외 민주세력과의 연대…. 그 모든 곳에 바로 그가 있었다. 한 사형수의 변론문부터 대통령의 연설문까지 그는 썼다. 그야말로 민주화운동의 머리이자 손이며 발이다.

책에는 1960년 이후 민주화운동에 가담한 수많은 이들, 주요 사건들의 내밀한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그저 일대기·회고집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와 민주화 연구의 소중한 자료라 할 만하다. 특히 김정남은 인생이 확 바뀔 각오는 물론 목숨까지 내걸고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섰던 각계각층의 민주화운동 조력자들을 호명하며 그들이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민주주의는 그들을 본받은 우리들이 늘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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